본문 바로가기

2018년 2월의 케냐

[2018년 2월의 케냐 #4. 케냐 출발 전 준비]

[물품 구매]

 

36명의 기부자분으로부터 모금한 총 930,500원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한 물품들을 구매했다. 대부분은 키베라 초등학교 아이들과 놀아줄 물품들이었다. 제기, 줄넘기, 풍선, 안대, 낚싯줄로 놀이봉사를 할 예정이다. 리코더도 구매했다. 리코더는 내가 케냐의 유명한 노래인 ‘Jambo’를 연주하려고 한다. 한국 사람들도 ‘Jambo’ 노래를 한번은 들어봤을 수도 있다. 나에게도 익숙한 노래였다. 케냐에서 만나는 청년들과 아이들에게 작은 선물을 주고 싶어 폴라로이드와 필름도 구매했다. 생각보다 비싸긴 했다.



케냐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당황했던 2가지 사건이 있었다. 첫 번째는 사람들을 모아 강연, 교육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참가자들에게 제공할 간식과 음료를 내가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잘 이해가 가질 않았다. 한국에서는 내가 강연을 하면 내가 돈을 받고 강연을 하는 것인데, 참석하는 청년들을 위한 식사비까지 제공하라는 게 잘 이해되지 않았다. 나와 함께 기획한 청년, Vincent에게 물어보았다. 그는 키베라에서는 행사를 수월하게 진행하기 위해서 참가자들에게 밥을 제공하여 더 많은 인원을 모이게 한다는 것이었다. 이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이해되는 부분도 있었다. 현지 청년들도 교육, 봉사와 같은 행사를 참석하는 것이 귀찮고 재미없을 수 있으므로 음식 제공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을 모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는 Vincent의 행동이었다. Vincent는 키베라에서 일하는 정부 관계자이다. 내가 키베라에서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하면 당연히 Vincent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Vincent는 자신이 현지에서 나를 도와 프로젝트를 준비했으니 수고비를 달라고 직접적으로 요청했다. 나는 의아했다. 정부 관계자로서 자신이 담당하는 지역에서 내가 직접 돈을 마련해 키베라 개선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자신에 대한 수고비까지 달라는 게 당황스러웠다. 줘야 하는지 주지 말아야 하는지 고민이 되었다. UN 직원분에게 자문을 구했더니 어느 정도의 수고비는 주는 게 좋다고 하셔서 Vincent의 수고비를 따로 준비했다.

 

케냐를 가기 전 케냐 청년들과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 신기한 부분들을 많이 겪고 있다. 그들이 잘못됐다고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그들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려고 더 노력하고 있다.